『검은 반점』 이후 아주 긴 시간을 지나, 드디어 두 번째 책 『어디로 가는 하루』 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을 선보이기에 앞서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들어요. 왜냐하면 저에게는 이 이야기가 마치 고해성사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오직 나에 대한 물음만을 끌어안고 여기까지 왔음에도, 지금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여전히 알 수 없어 눈앞이 캄캄하던 어느 날의 꿈속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부디 오해와 상처로 남는 책이 아니기를 바라며… 부끄러웠던 내 이름을 다시 불러 주기를.
나는 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느 곳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어디일까요.

“왜 이렇게 늦었어?
한참 기다렸잖아.”

그곳은
어디였을까요.


책 소개
『어디로 가는 하루』 는 마음속에 남은 지난 관계들에 대한 후회를 그린 이야기이다.
책 속의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는 내가 진짜 나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결국 그런 스스로에 갇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공간 속에 놓이고, 그제야 비로소 무언가 잘못된 세계에 와 있는 것을 깨닫는다.
“왜 이렇게 늦었어?”라고 묻는 친구를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삶의 모든 순간마다,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이들이 있었음을, 그러나 그것을 모르고 지나쳐온 시간을 돌아보는 하루 동안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의 말
나는 늘 다른 곳에 있는 나를 꿈꾸었습니다. 자세히 그려내지도 못하는 그저 다른 세계일 뿐인 그곳에서, 나는 황소자리가 아닌 좀 더 자유로운 별자리로 태어나, 아주 각별히 지어진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나를 부르는 이들을 무심히 지나치며 그 세계를 오가는 동안 시간은 빠르게 지났습니다.
나는 오랜 시간 길들인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제는 어느 곳에 있든, 더 자신 있게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발을 떼려는 순간,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들고 말았습니다. 저 멀리 아주 작게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가 보았지만 소리는 좀처럼 가까워 오지도, 멀어져 가지도 않았습니다.
도무지 사라지지 않는 소리가 꿈에서도 들려온 어느 날,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대답을 듣지 못한 소리들이 모두 여기 있었다는 것을. 꿈에서 깬 나는 아직 눈을 감은 채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왜 늦었냐면…….”
이 고백 끝에 만나게 될 풍경과 그날의 순간을 그려낼 수 있길 바라며
2025년 8월 여름밤
황 미 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