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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세계』 리뷰

 

 

 

 

사랑은 어디에 있지. 너무 모르겠어. _황미옥(일러스트레이터)

 

 

나는 조금 멀리 있는 동쪽 편의점까지 걸어가 뜨거운 피자호빵을 입에 물고 나올 수 있었고, 더럽고 냄새나는 마이의 방에서 빠져나와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 스테이크와 감자튀김과 닭튀김을 시켜 먹으며 그녀를 걱정하는 사람도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도무지 니카이도에게는 ‘나’를 붙일 수 없어 결국 밤의 모텔로 뛰어가 어두운 복도에 서 있는 것은 니카이도 혼자인 채로 두었다. 왜냐하면 나는… 끈끈한 먼지를 벗겨내고 맑은 물에 눈을 씻듯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을 때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봐 두려워하는 사람이니까.

 

 

세 여자 모두 ‘나’로 등장하며 이야기하고 있어도, 나는 마지막 니카이도에게 당신이 진짜인 것 같아,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어떻게든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과 아무리 해도 돌아갈 곳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갈 곳 없는 사람의 이야기가 진짜로 들릴 수밖에. 그래야 조금 공평해지고 덜 슬퍼지는 것 같다.

 

니카이도는 제대로 도착한 것일까. 그런데 어디로.

 

사랑은 어디에 있지. 너무 모르겠어. 내가 돌아온 곳은 분명히 아름답고 나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 서 있는 걸 선택했다. 아름다운 것이 가짜일 수는 없으니까.